소리

무정 무정 우런님은 등 너메다 첩을 두고

작성일
2010-07-06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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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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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 무정 우런님은 등 너메다 첩을 두고 (59)
남해읍 아산, 2005년 2월 17일, 이효심(여 77)

무정 무정 *우런님은[우리 님은]
등 *너메다[너머에다] 첩을 두고
낮으로는 *벵든[병든] 걸음 밤으로는 지친 걸음
다 늙는다 다 늙는다 *밤질[밤길] 걷기 다 늙는다
어화 장도 드는 칼을 양 손에다 갈아들고
반등이라 넘어가니 제비 같은 첩이 온다
절을 허네 절을 허네 나비 납작 절을 허네
이내 눈에 이만할 제 임의 눈에 *오직[오죽]하리
내탓이오 내탓이고 *언청간[원채, 워낙] 못난 내 탓이라
임아 임아 무정한 임아 이내 몸이 죽거들랑
깍깍 우는 저 까마귀 요내 몸을 쫏거들랑
쫓가주소 쫓가주소 후여 까마귀 쫓가주소

※ 옛날의 여성들은 가난과 시집식구들의 구박으로 힘든 삻을 꾸려갔다. 거기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까지 첩에게 빠진 경우에는 그들의 삶은 한마디로 인고(忍苦)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는 어느 왕조에서도 민간인이 첩을 두는 것을 법적으로는 허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남성들은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첩을 두기가 일쑤였고 이와 같은 현실은 수많은 ‘첩노래’를 양산(量産)시켰다. 남편은 등너머에 첩을 두고, 밤낮으로 내왕하였고 참다못한 본처는 마침내 칼을 갈아들고 첩의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어떻게 알았는지 미리 마중을 나온 첩이 사뿐히 절을 하는데, 첩의 고운 자태와 자신의 못난 모습을 비교한 본처는 자괴(自塊)감으로 인하여 오히려 자실의 길을 택하게 된다는 민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