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천지만지 이애미들에 갱피 훑는 저 마느래

작성일
2010-07-06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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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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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만지 이애미들에 갱피 훑는 저 마느래 (244)
삼동면 물건1리, 2004년 11월 5일, 신두심(여 73)

천지만지 *이애미[?] 들에 *갱피[피] 훑는 저 *마느래[마누라]
저 마느래 팔자 좋아 간 데 *쪽쪽[족족] 갱피로다
요내 팔자 무상하야 *정상[경상] 감사 내 나가네
소 물이나 *질어주고[길어주고] 말 물이나 질어주고
소 물 종도 내 *데릿네[들였네] 말 물 종도 내 *데릿네[들였네]
기왕지라 *올락컬랑[올려거든] 굽 높운 굽높동우
굽 높운 *굽나막신[굽나막신] 물 한 *동우[동이] 채와 이고
말 *궁딩이만[궁둥이] 따라오게

※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가난한 선비가 있었다. 이 선비의 아내는 남의 논에 있는 피를 훑어와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어느 날 그 아내가 들에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마당에 널어두었던 피가 소나기에 모두 씻겨 떠내려 가버렸다. 글공부에 열중했던 남편이 빗소리를 듣지 못하였던 것이다. 화가 난 아내는 그 길로 집을 나가 버렸고, 그 후 남편은 과거에 급제하여 경상 감사가 되었다. 부임지로 가던 중에 집 나간 아내가 아직도 남의 논에서 피를 훑고 있는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이 민요는 그 다음부터의 내용이다. 아내는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며, 남편의 가축을 돌보는 하인이라도 좋으니 데려가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남편은 그런 종들을 모두 구했으니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꼭 따라오고 싶으면 큰 물동이에 물을 가득히 채워서 이고, 굽이 높은 나막신을 신고 따라오라고 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괘씸한 아내를 골탕 먹이고 싶은 남편의 장난기 어린 응징의 수단이라고 본다. 그러나 민요의 내용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남편은 그 아내를 용서하고 부부는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다.